일제 강점기, 꽃다운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와 아들, 그리고 손녀, 3대에 걸친 이야기로 화제가 됐던 연극 ‘봉선화’가 앙코르 공연된다.
다음달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다시 선보이는 ‘봉선화’는 위안부 문제가 단순히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일본인들은 교과서와 역사왜곡문제, 독도문제 등 과거사문제에서 단 한 번도 솔직한 사과나 반성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봉선화’의 원작은 윤정모의 소설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로,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한 여인의 인생 역정을 그렸다. 연극에서는 원작에 그 아들과 손녀 세대의 이야기까지 추가했다.
문학적으로 탄탄한 구성, 그리고 간결하지만 힘 있는 대사들은 시종일관 관객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강렬했던 것은 배우들이 하나가 되어 만들었던 무대언어다. 등장했던 수십 명의 배우들은 어느 한 사람 도태 됨 없이 한 호흡의 무대언어를 만들었다.
일본의 잔악한 행위, 전쟁 폭력, 일본 위안부, 여린 소녀들의 동심은 무대 위에서 붉게 타들어갔다. 전쟁 종결로 쓸모없어진 군표는 매정하게 소녀들 머리 위를 흩날린다. 그것을 주어 담으려는 소녀들의 눈물이 무대를 가득 메운다.
연극은 단순히 위안부 문제와 피해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진 않는다. 관객 스스로 깨닫게 할 뿐이다. 일본 위안부 문제가 단순히 지나간 역사 문제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라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