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 기자 |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은 수년째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누가 돈을 낼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번번이 멈춰 섰다. 이번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국가 책임 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지방 재정만으로는 15조원 규모의 사업을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 주장이다. 공공자금관리기금과 국비를 활용한 1조원 ‘마중물’ 구상도 그 연장선에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해법이 새롭지 않다는 데 있다. 신공항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줄곧 반복돼 온 것이 바로 ‘국가 역할 확대’ 요구다. 그럼에도 사업은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결국 핵심은 재원 조달 방식의 창의성보다, 이를 실행할 정치적 의지와 책임 분담 구조에 있다.
국가 재정 투입 확대는 분명 현실적인 대안이다. 하지만 동시에 중앙정부 설득, 타 지역과의 형평성, 재정 우선순위 조정 등 넘어야 할 장벽도 만만치 않다. 단순히 “국가가 더 부담해야 한다”는 선언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대구시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그간 사업 지연의 배경에는 중앙정부 의존 구조와 함께, 자체 재원 마련과 실행 전략의 구체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가냐, 지방이냐’의 책임 공방만으로는 한 발짝도 나아가기 어렵다.
선거 국면에서 신공항은 다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궁금한 것은 ‘누가 더 큰 돈을 가져올 수 있는가’가 아니라 ‘정말 이번에는 사업이 시작될 수 있는가’다. 수차례 반복된 약속과 좌초의 경험이 누적된 만큼, 말보다 실행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중요해졌다.
신공항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다. 그렇기에 더욱 정치적 구호가 아닌, 구체적 로드맵과 책임 있는 이행 방안이 필요하다. 이제는 ‘해야 한다’는 선언을 넘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답할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