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석유 확보를 위해 주요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중동 정세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군사적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는 강경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이란 에너지 자산 확보 의사를 직접 밝혔다. 그는 해당 구상에 대한 비판을 겨냥해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은 멍청하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 방안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가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선택지는 많다”며 군사 행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그들이 별다른 방어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본다”며 “우리는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상당 부분이 집중된 전략 요충지로, 실제 군사 행동이 이뤄질 경우 중동 에너지 시장과 국제 유가에 즉각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중동 내 미군 병력은 기존 주둔 병력과 증파 인력을 합쳐 5만명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르그섬 공격이 미군 사상자 증가와 전쟁 장기화,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선택지라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발언과 동시에 외교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을 통한 미·이란 간 직·간접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란이 내달 6일까지 전쟁 종식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에너지 시설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3000개의 목표물이 남아 있으며 이미 1만3000개 목표물을 폭격했다”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강조하면서도 “합의는 상당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란이 파키스탄 국적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한 것을 두고 “백악관에 대한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FT는 해당 발언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를 언급하며 협상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합의 가능성과 군사 행동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군사 옵션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도 협상 여지를 남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한층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