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보수 궤멸” 발언 파장…보수 재편 신호탄

  • 등록 2026.03.04 16: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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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1 윤여진 기자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동시에 겨냥한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으면서 보수 진영 내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 비판을 넘어, 윤석열 정부 이후 보수 정치의 방향과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홍준표 전 시장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 밖에서 세를 과시하는 한동훈 전 대표가 보수를 궤멸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윤어게인’을 언급하며 윤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결집 움직임을 비판했다.

 

“윤어게인을 고수하며 자리 보전을 하려는 것과 ‘하메네이 어게인’을 외치며 결사 항전을 하는 것이 다를 바 없다”는 표현을 통해 강경 지지층 중심 정치가 보수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는 친윤(친윤석열) 세력 중심 정치에 대한 공개적인 문제 제기로 해석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당 지도부와 일부 정치권에서 ‘윤석열 정치’를 계속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홍준표 전 시장의 시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보수의 외연 확장보다는 내부 결집에만 머무르며 정치적 확장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보인다.

 

나아가 홍준표 전 시장은 한동훈 전 대표를 더욱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사냥개로 보수 궤멸시키고, 윤석열 대통령 종물이 주물과 싸우다가 두 번째 보수 궤멸을 시키고 제명되고 나서 이제는 밖에서 분탕치며 세 번째 보수 궤멸을 시도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해당 발언은 한동훈 전 대표가 검찰 시절 문재인 정부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의 중심에 있었던 점과, 이후 국민의힘 내부 갈등 속에서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홍준표 전 시장의 이번 발언을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하고 있다. 첫째는 보수 진영 내부의 주도권 경쟁이다. 윤석열 정부 이후 국민의힘은 친윤계, 한동훈계, 그리고 전통 보수 정치인 그룹 등 다양한 정치 세력이 경쟁하는 구조로 변해 왔다. 홍준표 전 시장의 발언은 이러한 권력 경쟁 속에서 ‘보수 재정립’을 주장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둘째는 보수 정치의 향후 방향을 둘러싼 노선 갈등이다. 강성 지지층 중심의 정치 전략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중도 확장 전략을 통해 보수의 외연을 넓힐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홍 전 시장은 오랜 기간 “보수가 집권하려면 중도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으며, 이번 발언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논란은 특정 정치인을 향한 비판을 넘어 보수 진영이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이후 국민의힘이 어떤 정치적 노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보수 정치의 향후 구도 역시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홍준표 전 시장의 발언이 일회성 정치 공방으로 끝날지, 아니면 보수 내부의 본격적인 재편 논쟁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국민의힘 내부 움직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여진 기자 016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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