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동결’, 한은은 ‘경계’…韓, 美통화 변수에 촉각

  • 등록 2026.01.29 10: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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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1 장현순·김기봉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한국은행의 판단은 단순하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듯 보이지만, 향후 미국 통화정책의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게 한은의 인식이다.

 

한국은행은 29일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FOMC 결과가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통화정책과 금융시장을 담당하는 핵심 실무진이 참석해 미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과 외부 리스크 요인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연준은 27~28일(현지시간) 열린 FOMC에서 정책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 이후 처음으로 ‘멈춤’을 선택한 것이다. 단 위원회 내부에서는 스티븐 마이런,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성장과 고용 여건은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향후 결정은 매 회의마다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 따라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기 인하 기대’를 경계하면서 정책 유연성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했다. 미 국채금리와 주가, 달러화는 보합권 내에서 움직였고, S&P500 지수는 변동이 없었으며 나스닥 지수와 달러 인덱스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준의 동결 결정이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었던 만큼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단 한국은행은 시장의 단기 안정과 중장기 불확실성을 분리해 보고 있다. 유상대 부총재는 “현재 시장 상황은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과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미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가능성, 주요국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복합적인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 연준의 정책 전환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섣부른 정책 대응은 자본 이동이나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결국 연준의 ‘동결’은 불확실성의 종식이 아니라, 새로운 변수 국면의 시작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으로 읽힌다”고 했다.

장현순 기자 hyunsoon11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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