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5% 재인상 경고, 한미 합의의 취약한 고리 드러나

  • 등록 2026.01.27 14: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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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1 박은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미 간 무역 합의의 구조와 이행 과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통상 압박을 넘어, 한미 합의의 취약한 설계와 최근 양국 간 쌓여온 갈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한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기존 15%에서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5년 7월 정상 간 합의와 같은 해 10월 방한 당시 재확인을 언급하며 “왜 한국 입법부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느냐”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국회 승인’은 한국이 약속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실행하기 위한 법적 근거, 즉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1월 2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미국의 관세 인하 및 전략적 협력 확대를 맞교환했다. 이어 11월 14일 체결된 양해각서(MOU)에서는 이행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을 기준으로 관세 인하를 소급 적용하기로 명시했다. 실제 미국은 지난달 관보 게재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했다.

 

이 절차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국회의 입법 지연이 명분이 될 여지는 존재한다. 단 관세 인상의 배경이 이것만으로 설명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역 합의 이후 미국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과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고, 최근에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까지 거론하며 한국의 규제 환경을 문제 삼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언급은 국회 절차 지연이라는 표면적 이유와 함께, 한미 무역 합의 이후 누적된 정책·규제 갈등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국회의 입법 속도와 함께, 미국이 문제 삼아온 비관세 요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한미 통상 관계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은미 기자 pemcs79@gn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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