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윤여진·장현순 기자 | LS그룹이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에식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중복상장’ 논란이 장기화한 데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점이 철회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LS는 26일 “소액주주와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를 경청한 결과, 주주 보호와 신뢰 제고를 위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식스는 1930년 설립된 미국 전선회사로, LS가 2008년 약 1조원을 들여 인수했다. 현재 LS는 LS아이앤디와 슈페리어에식스(SPSX)를 거쳐 에식스를 지배하고 있어, 에식스가 상장할 경우 지배구조상 LS와 에식스가 ‘일직선’으로 연결된 중복상장 구조가 된다.
이 구조는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L자 들어간 주식은 사면 안 된다”는 비판이 확산되며 논란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LS 주가도 출렁였지만, 상장 철회 발표 이후 오히려 상승 반응을 보였다. 한국거래소 기준 LS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24만6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LS는 지난해 11월 에식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소액주주연대의 반발에 직면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상장이 LS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탄원서를 제출했고, 이후 주주설명회에서도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LS는 주주 우려를 달래기 위해 지난 15일 모회사 주주에게 공모주 우선 배정 방안을 제시했으나, 주주연대는 이를 거부하며 추가 탄원서를 제출했다. LS는 상장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섰으나, 이후 대통령 발언과 여론 흐름을 고려해 상장 철회로 선회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와 여당이 중복상장 문제를 다시 경고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증시 부양 기조 속에서 중복상장 논란이 ‘오천피(코스피 5000)’ 달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LS는 상장 철회와 함께 주주 환원책도 내놨다. LS는 다음 달 이사회 결의를 거쳐 배당금을 전년 대비 40% 이상 늘리고, 자사주 50만주(약 2000억원 규모)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주연대와 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는 이번 결정을 두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 기조에 부합한다”며 “LS가 자본시장 선진화에 모범적으로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또 정부의 경고가 이어지면서 한국거래소가 준비 중인 중복상장 가이드라인도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지배구조와 주주권 보호를 평가하는 질적 기준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