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콜비 국방차관 방한, ‘한미동맹 현대화’ 신호탄 되나

  • 등록 2026.01.23 13: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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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1 박은미 기자 | 다음 주로 예정된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의 방한은 단순한 고위급 교류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 2기 안보 구상의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에 요구될 동맹의 ‘역할 조정’이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3일 외교가에 따르면, 콜비 차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안보 참모이자 미국 내 대표적인 ‘동맹 부담 공유론자’로 꼽힌다. 그의 방한 일정에서 국방비 증액,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원자력추진 잠수함(원잠) 건조 등 이른바 ‘한미동맹 현대화’ 의제가 전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이 동맹을 유지하되, 그 방식은 과거와 달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민감한 쟁점은 국방비 문제다. 콜비 차관은 이미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 “아시아 동맹국들이 자국 방어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한국을 향한 국방비 증액 요구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논의를 넘어, 한국군의 독자적 방위 역량 강화를 전제로 한 구조적 변화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작권 전환도 그렇다.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의 주도적 지휘 능력을 강화하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미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유사시 개입 부담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콜비 차관이 이 사안을 꺼낸다면, 단순한 기술적·군사적 준비 상황 점검을 넘어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길 가능성이 있다.

 

원자력추진 잠수함 건조 논의 역시 의미심장하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뿐 아니라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인도·태평양 전략과 직결된다. 미국이 원잠 건조 문제를 테이블에 올린다면, 한국의 전략적 역할 확대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콜비 차관이 한국 방문 이후 일본을 찾는 일정 또한 한미일 안보 협력의 틀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이 강조하는 ‘동맹 네트워크를 통한 억제’ 구상이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감내해야 할 외교·안보적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질 수 있다.

 

결국 이번 방한은 ‘동맹 강화’라는 외피 속에, 한국의 책임과 역할을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지를 묻는 자리로 귀결될 전망이다.

 

외교계 관계자는 “콜비 차관의 메시지는 한미동맹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확인이자, 동시에 그 유지 비용과 부담을 재조정하겠다는 예고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정부로서는 안보 공조의 틀을 지키면서도 자율성과 국익을 어떻게 확보할지, 보다 정교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했다.

박은미 기자 pemcs79@gn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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