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서울은 이익, 고양은 부담…오세훈 시정의 장사시설 방관

  • 등록 2026.01.21 14: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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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1 김아름 기자 | 서울시가 고양시 관내에 설치·운영 중인 화장장과 시립묘지 등 장사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십 년간 역외 공공시설 부담을 감내해 온 인근 주민들이 ‘지역발전수익금 제도’의 전면 개선과 2026년도 지원금 집행 보류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울시정 전반에 대한 책임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21일 지역사회에 따르면, 서울시가 운영 주체임에도 장사시설로 인한 환경·사회적 부담을 고양시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은 점이 화근이 됐다. 주민단체들은 지원금이 ‘혜택’이 아니라 피해를 완화하기 위한 공적 보상 장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제도의 본래 취지보다는 관행에 기대어 지원금을 집행해 왔고, 그 과정에서 구조적 불공정과 갈등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주민협의회 운영을 둘러싼 논란은 서울시정의 관리 부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부 협의체가 피해지역 주민 전체를 대표하지 못한 채 특정 네트워크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이 수년간 이어졌지만, 서울시는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협의체를 사실상 수익금 지급 창구로 활용하면서도, 공식 행정기구로서의 책임은 회피해 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공정과 투명’을 강조해 온 오세훈 시장의 시정 기조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미납 채권 문제 역시 서울시의 안이한 행정 태도를 드러낸다. 부대시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금 미납이 상당함에도, 시효 중단을 위한 적극적 법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공기관이 스스로 채권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미납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2026년도 지원금 예산을 통과시킨 것은 재정 운영의 기본 원칙을 훼손한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주민단체들이 요구하는 ▲2026년도 지원금 지급 보류 ▲객관적 감사 실시 ▲수익금 집행 구조의 전면 공개는 단순한 지역 민원이 아니다. 이는 역외 공공시설을 운영하는 대도시가 인접 지역과의 상생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그간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현상 유지를 선택해 왔고, 그 결과 지역 불신과 분열만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은 ‘글로벌 도시 서울’, ‘약자와의 동행’을 시정 슬로건으로 내세워 왔다”며 “하지만 고양시 장사시설 문제에서 드러난 서울시의 태도는 약자의 부담을 외면하고 책임을 주변으로 떠넘긴 행정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제라도 서울시는 지원금 집행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고, 공공계정 관리와 공식 협의기구 제도화 등 근본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아름 기자 rladkfma08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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