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윤여진 기자 | 검찰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MBK)가 대규모 분식회계를 통해 조작된 재무제표를 근거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를 두고 사법적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약탈적 사모펀드’ 책임론을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부장검사 직무대리 김봉진)는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함께 채무자회생법상 사기회생 혐의를 적시했다.
검찰은 MBK가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직전,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주체를 기존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리테일투자에서 홈플러스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해당 금액을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처리해 회계 기준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인위적으로 개선한 것처럼 꾸며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는 의심이다.
검찰은 특히 홈플러스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었음에도 재무제표를 부풀려 회생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가장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회생 절차 자체가 허위 재무정보에 근거했다면 ‘사기 회생’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MBK 측은 “사실관계와 맞지 않고 오해에 근거한 혐의”라며 “검찰의 주장이 근거 없다는 점을 법원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MBK는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내일 영장심사에서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검찰은 지난 7일 MBK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김병주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회장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민 의원은 “이 사건의 몸통은 김병주 회장”이라며 “함께 영장이 청구된 임원들은 지시에 따라 움직인 ‘손과 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또 MBK가 홈플러스의 회생 불능 상태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전단채를 추가 발행해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등급 강등 사흘 전까지 820억원 규모의 전단채를 발행했고, 불과 며칠 뒤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이는 치밀하게 계산된 금융 범죄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회장이 국회 증인 출석을 회피하고 해외 체류를 이어온 점을 언급하며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큰 만큼 엄정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기업 회생 절차 논란을 넘어, 사모펀드의 경영 책임과 회계 투명성, 투자자 보호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법원이 김병주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국내 최대 사모펀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중대 분기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