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의 이민 정책 시사 발언, 한미 협력 기회로 삼아야

  • 등록 2026.01.09 12: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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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현대자동차 미국 공장에서 벌어진 이민 단속 사례를 두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강경한 이민 정책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트럼프 대통령이 고숙련 외국 인력의 필요성을 분명히 언급하며 기존 기조와 다른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 소회가 아니라, 글로벌 산업 경쟁 속에서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과 생산시설을 세우기 위해서는 일부 전문가를 동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터리 제조와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는 숙련된 기술 인력이 초기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가 곧 ‘미국 고립주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현실 인식의 반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발언은 한미 경제 협력의 관점에서도 긍정적이다.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에서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투자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기술 이전과 인력 교류가 전제돼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미국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미국 최고 지도자가 직접 인정한 셈이다.

 

더 나아가 이는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민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차별적 단속이 아니라, 불법 체류 문제와 국가 경쟁력 강화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은 결국 미국 스스로의 이익에 부합한다. 고숙련 인재를 포용하는 유연성은 첨단 제조업과 기술 패권 경쟁에서 필수 조건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 역시 이 흐름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투자 의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고숙련 인력 이동이 한미 양국 모두에 ‘윈윈’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외교와 산업, 이민 정책이 맞물린 복합적 사안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정교한 대응도 요구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강경 이민 정책의 틈새에서 현실적 해법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를 일회성 발언으로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한미 산업 협력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이라는 더 큰 틀에서 발전시켜 나간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국제 경쟁의 최전선에서 유연함과 실용성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전략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때다.

우태훈 기자 woothoo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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