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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인정하는 '생활정치인' 되고 싶어"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갑 천준호 지역위원장

“골목길에서 구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골목당사’를 설치해 지역을 순회하고 있다. 2016년 총선 낙선 후, 생활정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지난 2016년 4월 총선에서 낙선한 후, 원외 지역위원장으로 남아 골목당사를 설치해 주민들과 소통을 해오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서울 강북갑 지역위원장.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정양섭 의원에게 아쉽게 패해, 내년 총선을 통해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의 총선 후보 경선도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난제도 있다. 당이 정한 권리당원 50%, 일반국민 50% 여론조사로 최종 후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오후 강북갑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천준호 서울 강북갑 지역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의 좌우명은 ‘의지는 역경을 뚫고, 협동은 기적을 낳는다’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자신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고,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는 관계자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협동정신이 필요하다는 의미인 듯 보였다.

 

먼저 2016년 총선 때 서울 강북갑에서 낙선한 이후, 그의 근황이 궁금했다.

 

“서울 강북갑 지역에서 2016년 총선 낙선 이후, 빨로 뛰면서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당시 선거 20일을 남기고 공천이 확정돼 선거를 준비하는데 있어 충분치 못했고, 게다가 국민의 당 후보까지 출마해 야권표가 분산된 것도 낙선에 요인이었다. 뒤돌아보면 당시 운이 좋게 당선이 됐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것을, 피부로 경험하게 됐다. 주민들을 만나면서 많이 보고 듣게 됐다는 의미이다.

 

앞으로 정치를 하면서 큰 자신이 될 것 같다. 낙선 이후 공기업, 청와대 등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오로지 서울 강북갑에 터를 잡고 활동에 매진을 했다. 그런 과정에서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동안이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고, 그런 것들을 자양분 삼아, 만약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제대로 된 정치를 하고 싶다. 지역을 위해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해 일을 해보겠다.”

 

그는 열악한 강북지역의 발전 방향에 대해 나름대로 큰 틀을 얘기했다.

 

“강북은 지역현안들이 너무 많다. 강남과의 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시설과 인프라 등이 열악하다. 구의 세수입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강남과의 격차 요인들을 잘 파악해 주민들에게 살기 좋은 주거환경, 교육환경, 교통인프라, 일자리 등 이런 것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강북갑 지역위원장으로서 첫 착안한 것이 주민민원실 격인 ‘골목당사’였다. 당의 타 지역에서도 벤치마킹을 해 간다고도 했다. 그럼 그가 말한 골목당사의 의미는 뭘까.

 

“낙선이후 지역주민들을 많이 만나는 것도 중요했지만, 어떻게 하면 더 가까이 가서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런 고민 속에 착안한 것이 골목당사이다. 원외위원장들은 현행 선거법상으로 지역사무실을 둘 수가 없게 돼 있다. 사무실을 둘 수 없어, 거리로 나가 골목에서 주민을 만나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름을 ‘골목당사’라고 했고 책상과 의자, 물통과 배너 등 이런 것을 간단히 설치해 놓고 지역주민들을 만났다. 주민들이 가려워하고 있는 것들, 고민하는 것들, 불편사항 등의 현안을 놓고 소통했고, 지역을 위한 제안사항 등도 수렴했다. 일종의 찾아가는 현장 민원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낙선이후 꾸준히 골목당사를 설치해 주민들과 소통했다.

 

정치의 기본은 지역주민을 만나는 것이다. 내가 발 딛고 있는 현장에서 구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정치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자신이 발 딛고 서 있는 땅 위에서 세상을 본다’는 말이 실감났다. 더불어민주당 다른 지역위원회에서도 제가 하고 있는 골목당사 활동 사례들을 벤치마킹해 확산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지역 삼양동에서 옥탑방 생활을 하며, 지역의 열악한 환경들을 손수 체험했고, 실행계획들을 밝히기도 했다고도 했다. 당시 함께 현장을 다닌 천준호 위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작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달간, 강북구 삼양동에서 옥탑방 생활을 했다. 우리 지역구는 아니지만, 옥탑방 생활을 하면서 강북지역 이곳저곳을 많이 살폈다. 지역의 많은 현안들이 구조적으로 타 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주거, 교육, 교통 환경 등이 열악하다는 것을 알았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 속에서 강북의 대표적인 현안에 대해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2010년 개발에 착수해 2012년 공사가 중단돼, 7년간 흉물로 방치된 우이동 파인 트리(북한산 콘도)에 대한 얘기였다.

 

“파인 트리는 인허가 문제, 건축물 고도제한 문제, 분양과정의 문제 등으로 2012년 공사가 중단돼 7년째를 맞고 있다. 시행사의 부도덕으로 인해 편법으로 고급빌라로 분양을 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관회복, 공공성, 지역발전 기여 등 3가지 측면에서 대안들을 모색했고, 해결방안들을 찾게 됐다. 박원순 시장이 옥탑방 생활을 하면서 민간에서 하지 않으면 2020년까지 서울시가 직접 인수해 정상화를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작년 10월경 서울시와 한 기업이 사업권과 부지를 인수했다. 현재 서울시와 한 기업이 경관확보, 공공성, 지역발전 등의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 지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거의 논의가 마무리 수준에 있다.”

 

천 위원장은 강북은 노인인구가 높은 편이어서, 젊은 층 인구가 강북으로 유입이 돼야만 지역의 여러 문제가 선 순환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도 했다.

 

“지역의 자영업 비율과 식당비율이 서울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비력이 있는 학령기 아동을 둔 부모들이 이주해 와 많이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환경, 주거 환경, 케어 환경 등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당장 아이가 아프면 주변에 갈만한 응급실이 없다. 강북권역 내 어린이 전문병원을 유치했어야 했다. 박 시장님에게 제안을 해 최초 서울시 어린이 전문병원을 설치하기로 발표를 한 상태이다. 서울시립도서관 분관도 강북지역에 유치할 예정이고, 서울시 공공기관 중 한 군데라도 강북으로 이전해 올수 있도록 하겠다.”

 

그는 내년 1월경 지역 후보 총선 경선 준비도 하고 있다. 실제 후보로 지역 내에서 몇 사람이 뛰고 있기도 하다. 경선에 임하는 그의 각오를 여쭈어 봤다.

 

“당 차원에서는 후보 간 경선을 통해 총선에서의 당의 역량을 결립시키려는 의도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히 지역위원장으로 문제에 직접 직면한 한 명의 후보로서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낙선 후, 4년 여간 열심히 지역 활동을 하면서 주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했다. 이런 모습들을 지역주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원들도 공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주민들과 당원들과 소통을 통해 꼭 경선에 승리하도록 하겠다.”

 

천 위원장은 국민과 당에서 인정하는 유능한 ‘생활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좀 더 국민들의 생활 속에 느끼는 고통, 애로사항 등을 해결하고 푸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치의 기본적인 본질은 힘없는 사람들에게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다. 정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치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바로 생활정치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 노동자, 서민 등 이런 분들의 문제를 푸는데 있어, 적극 나서는 그런 정치를 하는 게 꿈이고 정치철학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서울 강북갑 지역위원장은 현재 당 을지로위원회 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 비서실장을 지냈고, 문재인 대통령 후보 국민참여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했다. 20대 총선에서 아쉽게 패했고, 한국청년연합(KYC) 공동대표와 경희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미국 국무성 초청 국제지도자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서울 강북갑 지역구는 번1동·2동, 수유1동·2동·3동과 우이동, 인수동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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