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빈 방한한 필립 벨기에 국왕과 정상회담을 가졌다.이번 방한은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갈라 만찬 때 즉석에서 이뤄진 초청에 따른 것이다.필립 국왕은 25일부터 2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했다.
필립 국왕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공식환영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10시10분 본관에서 필립 국왕 내외를 영접했다. 필립 국왕의 부인인 마틸드 필립 왕비는 한복을 모티브로 한 투피스를 선보였다.
두 정상의 인사로 시작된 환영식은 전통 의장대를 사열, 양 국가 연주, 양국 수행원 간의 인사 교환 순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2층 집현실에서 국빈방한 중인 필립 벨기에 국왕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벨기에의 통합과 안정을 이끄는 국왕님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 '통합이 힘이다’는 벨기에의 국가 모토는 평화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참으로 공감이 가는 정신"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국왕으로는 27년 만의 방한이며, 필립 국왕은 문 대통령이 취임 이래 처음 맞이하는 유럽 왕실 인사로는 최초의 국빈 방한이다.부친인 보두앙 전 국왕이 노태우 대통령 초청으로 1992년 10월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이날 소규모 정상회담에서는 우리 측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형진 주 벨기에.유럽연합대사가 배석했다. 벨기에 측에선 피터 드 크렘 행정안전부장관, 폴 드 위트 국왕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정상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1901년 수교 이래 정치·교육·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고 최근 양국 간 교역·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데 높이 평가했다.또 양국 실질 협력 강화 방안과 한반도 정세, 글로벌 현안 등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했다.
양 정상은 양국의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화학·의약·물류 등 기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5G,인공지능,바이오·스마트시티·중소기업·스타트업 등 새로운 분야로의 협력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양국 간 문화·예술 분야 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평가됐다.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 내 유럽 최초 한국 석좌직 신설, 벨기에 겐트대 인천 송도 캠퍼스 졸업생 배출, 벨기에 왕립미술관 한국어 가이드 서비스 개시 등이 거론됐다.
또, 이 자리에서 한국 청년 음악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이 콩쿠르는 세계 3대 국제 클래식 음악 콩쿠르로 매년 벨기에 국왕 내외가 직접 참관하는 대회다. 1974년 이후 우리 국민이 이 대회에서만 총 53명이 입상하기도 한 대회다.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인 벨기에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설명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벨기에가 우리 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 진전에 지지와 관심을 보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벨기에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을 수임 중인 벨기에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했다. 벨기에는 오는 2020년까지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을 맡는다.
이에 필립 국왕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에도 벨기에의 변함없는 지지와 협력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후 저녁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만찬을 통해 양국의 우호관계를 돈독히 다질 예정이다. 양국의 관계 발전 및 우호 증진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 나간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는 벨기에 측에서 드 크렘 행정안전부 장관, 베르보르트 브뤼셀 지방정부 총리, 드모트 왈로니아 브뤼셀 연합정부 총리, 마위터스 플랜더스 지방정부 노동·경제·혁신·스포츠 장관, 드 위트 국왕 비서실장, 레스쿠이에 주한대사, 반 칼스터 연방 외교부 양자총국장, 반드벨트 왕실 국방실장, 크레인스 국왕 경제자문관 등이 배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형진 주벨기에 대사, 김유근 안보실1차장, 윤종원 경제수석, 박철민 외교정책비서관, 박진규 통상비서관 등이 자리에 함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