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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이한 우리 전통문화 책 눈길

[서평] 김영조 의 '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 한 작가가 시와 음악, 그림과 풍속 등으로 한국전통문화를 소개한 책이 나왔다.
 
한갈 김영조 <신한국문화신문> 발행인이 쓴 <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인물과 사상사, 2017년 4월)은 옛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더듬고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돌아보게 한 책이다.
 
특히 국악과 춤, 그림, 도자기와 탑, 민속품, 옷과 꾸미개, 풍속, 인물, 한시 등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농부가를 부르며 혹독한 삶을 이겨낸 농부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특히 기생의 가냘픈 기다림을 노래한 가곡이 ‘바람은’이다. 한국의 전통 성악곡인 가곡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칼을 휘두르는 것도 예술이다. 바로 검무이다. 검기무 또는 칼춤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라 소년 황창이 백제에 들어가 칼춤을 추다가 백제의 왕을 죽이고 자기도 죽자, 신라인들이 그를 추모하기 위해 그 얼굴을 본떠 가면을 만들고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고.
 
겸재 정선이 80세에 그렸다는 <노송영지도>는 가로 103cm, 세로147cm인 초대형 그림이다. 휘굽어 늙은 소나무 한 그루가 화폭을 가득 채우고 담분홍 빛 영지버섯이 그려져 있는 작품이다. <노송영지도>는 2000년 경매사상 최고가인 7억원에 OIC 그룹 이회림 명예회장이 낙찰을 받아, 평소 지론대로 사회에 환원했다. 자신이 설립한 송암미술관과 함께 지난 2005년 인천시에 기증한 작품이다.
 
민화는 비전문적인 화가나 일반대중의 치졸한 작품을 일컫지만, 도화서의 화원 같은 전문화가들이 그린 그림도 있다. 민화는 나쁜 귀신을 쫓고 경사로운 일을 맞기를 바라는 대중의 의식과 삶에 얽힌 그림, 집 안팎을 꾸미기 위한 그림 등이 주류를 이룬다.
 
민화 가운데 글씨를 이용해 그린 <문자도>도 있다. 우리조상들이 중요하게 여겼던 윤리도덕에 관련한 글씨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었다. <문자도>에 쓰인 글자는 효孝, 제悌, 충忠, 신信, 예禮, 의義, 염廉, 恥 등 여덟 글자였다. 그래서 <문자도>는 주로 사랑방이나 글을 배우는 아이들의 방에 병풍으로 만들어 주었다.
 
효孝자에는 잉어와 죽순, 부채가 나오는데, 한겨울 어머니를 위해 잉어를 잡고 죽순을 구해 잡수게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충忠은 임금을 뜻하는 용을 그렸고, 신信에 주로 그려진 흰 기러기 작품은 사람과 사람의 지켜야할 믿음을, 염廉에는 주로 ‘봉황’을 그렸는데, 아무리 배가 고파도 대나무의 깨끗한 열매만을 먹는다는 봉황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매천 황현이 나라가 망해가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어 순국하기 전 남긴 ‘절명시’. 이 황현의 마지막 초상화를 그린 초상화가가 채용신이다. 채용신은 일제에 나라가 망하자 글을 배운 지식인으로서 항거 의미로 자결한 황현의 얼굴에 선비의 꼿꼿함과 우국정신이 살아 있는 초상화를 그렸다.
 
연적은 벼루에 먹을 갈 때 쓸 물건을 담아 두는 그릇이다. 12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복스러운 얼굴의 ‘청자 여자아이 모양 연적‘은 한쪽 무릎을 세우고 두 손에 정병을 든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안정된 삼각형 구도 속에 적당한 생략을 통해 어린아이의 넘치는 생동감을 잘 표현했다고나 할까.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보다 151년 먼저 그린 윤두서의 ‘동국여지도’도 눈길을 끈다. 사랑방에 꼭 있었던 선비의 애장품 ‘고비’는 벽에 걸어 놓고 편지나 두루마리 같은 것을 꽂아두는 실내용 세간을 말한다.
 
풍류와 해학으로 역신을 쫓는 처용무, 궁중여인들이 입던 대란치마와 스란치마, 운율을 붙여 책을 읽고 외우는 송서, 신사임달 딸이 그린 매화도, 자신의 눈을 찌른 천재화가 최북, 벼슬아치를 위해 얼음을 뜨던 장방군의 얘기도 잔잔하게 다가온다.
 
저자인 김영조 <신한국문화신문> 발행인은 서문을 통해 “우리 문화를 제대로 다룬 책이 별로 없는 독서계에도 크게 기쁜 일이라고 감히 자부한다”며 “문화를 통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저자 한갈 김영조는 날마다 쓰는 인터넷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1만 여명에게 보내고 있으며, 지난 2004년부터 쓰기 시작해 2017년 3월 31일까지 3527회를 기록했다. 문화체육관공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하루하루가 잔치로세>를 비롯해 <나눔을 실천한 한국의 명문 종가>, <키질하던 어머니는 어디계실까>,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 <맛깔스런 우리 문화 속풀이 31가지>, <신 일본 속의 한국의 문화답사기>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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