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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현상과 능력 (14)

박선희 박사의 힐링 칼럼

직관적으로는 이것이 옳은 것 같은데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저쪽이 옳은 것 같아 혼동을 느껴 본적이 있는가? 내가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알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 본적은 없는가? 이러한 현상은 논리나 분석에 의해 아는 것이 아닌, 설명하기 힘든 어떤 감각에 의해 알 수 있는 것으로, 우리는 이를 그저 육감으로 느낀 것이라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치료해주는 영적힐러나 진정한 테라피스트들, 손끝의 감각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해 가는 예술가들, 신불과 인간의 중계자 역할을 하는 영매, 또는 소위 영능력자 라고 불리는 자들은 직감이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근본이 된다.

 

직감 능력에는 투시, 투청, 감각투시등이 있다. 투시란 어떤 상황이 닥치기 전에 혹은 현재상황이 이미지화 되어서 보이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나의 경험을 소개 하고자 한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창작 작업을 할 때면 집중과 몰두의 과정은 필수 불가결한 일이다. 내가 이뤄 내고자 하는 일에 푹 빠져서 몰두하다보면 때때로 꿈을 꾸거나 비몽사몽의 상태에서 어떤 형상이 심볼화 되어서 비춰지곤 한다. 때때로 이 형상은 아무것도 없던 무의 상태에서 결정적인 영감(inspiration)이 되어 준다. 감수성이 높아지면 의도하지 않아도 뜻밖의 예지력도 발동된다. 몇 일전 일을 끝내고 잠시 누었다가 선잠이 들어 꿈과 현실의 틈새사이에 몽롱한 상태에서 어떤 투명인간 같은 것이 앞에서 돌진해 오는 것을 보았다.

 

그 형체가 갑자기 앞에서 다가오면서 순간적으로 내 몸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스쳐지나갔는데 부딪히는 충격으로 몹시 놀라 깨어났다. 1시간쯤 있다가 지인으로부터 몹시 불쾌한 메시지가 왔다. 무언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었던듯하다. 상대가 무례하게 나오는지라 나도 화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좀 전 비몽사몽간에 보았던 그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아! 상대가 나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구나! 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렇게 어떤 심볼화된 이미지를 볼 때면 지금 내게 닥친 상황이 무척 불편해도 일단은 객관적으로 나의 감정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이점이 있다. 도대체 이런 현상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묘하게도 안 좋은 일은 종일 지속되었다. ‘아 그저 재수 없는 날이 있는 거야’ 하며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하지만, 이런 날은 꼼짝없이 걱정, 분노등 불쾌한 생각의 지배하에 사로잡혀 버리고 만다.

 

투시력이나 투청력으로 살아가는 자들 중에 샤먼은 대표적이다. 일본대학원시절 필자는 트랜스상태에 관한 연구에 심취해 있었고 이로 인해 많은 샤먼들과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한국 무당과 인터뷰한 내용 중에 ‘당신은 어떻게 신령 또는 혼령들의 모습을 보고 귀로 듣는 가?’ 라는 질문이 있었다. 대상으로 한 무당 26명중 19명이 실제처럼 보거나 또는 혼령을 실제처럼 만졌다는 사람부터 영상이나 희미한 이미지로 보인다고 답하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형상이 비춰 보인다고 대답한 사람은 7명이었다. 투청에 관해서도 외부에서 사람소리나 혹은 알 수 없는 소리를 명확히 듣는 다고 답한 사람이 18명 이었고, 나머지8명은 머리나 마음속에서 듣거나 자기도 모르게 말이 툭 튀어나온다고도 답하였다.

 

내면에서 어떤 형상이 비춰 보이는 투시, 또는 마음에서 어떤 소리를 듣거나 자신도 모르게 말이 툭 튀어 나오는 현상은 일반인에게도 흔히 있는 일이다. 다만 샤먼들은 투시, 투청, 감각투시등의 능력이 일반인보다 뛰어나다. 마치 어떤 사람은 수학에 특별한 재능이 있고 어떤 이는 노래에 재능이 있듯이 무당들은 오감이상의 육감, 혹은 그 3차원 그이상의 것을 투시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일반인의 경우 투시나 투청 현상을 일생에 한번 두 번 경험하기도 하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은 더 자주 경험할 수 있다.

 

우리의 현실은 직관을 관찰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러나 깊이 관찰해 보면 이러한 능력은 모든 인간에게 잠재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러한 현상은 매우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말로 들린다. 그러한 현상을 경험한다한들 무시해 버린다든지 마음속 어딘가에 감춰버리기도 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그 어떤 영역과도 다른 무엇이며, 그러한 능력과 그들 자신들은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당들은 점을 보러 손님이 오면 그 손님이 찾아온 이유가 스크린 영상처럼 떠오른다고 한다. 손님이 다리가 아프면 갑자기 다리가 아프고 의뢰자의 고통이나 고민이 전이되는 현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또는 손님하고 함께 온 귀신이나 혼령이 눈에 보이기도 한다.

 

무당들의 특별한 능력은 일반인의 의식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것이 보이거나 들리는 사람들은 정신병자로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투시나 투청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어도 감각적으로 느끼는 육감이나 직감은 종종 경험한다. 내면에서 혹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어떤 소리나 떠오르는 어떤 이미지가 바로 직관인 것이다. 이를 잘 주시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이러한 감각이 내안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명상을 하는 사람들도 수행의 정도가 깊어질수록 초자연적이고 영적인 경험은 피해갈수 없다고 한다. 또한 명상에는 연상화 작업 내지 직감과 직관을 개발시키는 수행법도 수없이 많다. 이는 이러한 능력이 충분히 개발되어야지 깨달음의 순간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느 정도 직관을 인식하여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한층 더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일이다. 이렇게 사는 것은 종교를 신앙하는 것과는 다르다. 다만 종교에서 말하는 신과의 접촉방법이 바로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에서 비롯한다. 사실 신지학에서 말하듯이 각각의 종교에서 말하는 것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진리이며, 신앙의 조항이 다르고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을지라도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서로 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생각하는 맥락에 따라서는 종교를 갖는 것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화롭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깨우치기 쉽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직관이란 조용한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에고ego 의 소리를 off 로 해두고 마음을 숨어있는 영적 존재hidden spiritual being에 집중하다보면 일부러 의식하지 않아도 직관이라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를 비집고 흘러나오게 되어있다. 마치 나침반의 바늘이 남북의 방향을 가리키듯, 내면에 존재하는 직관의 센서에 집중하면 내면의 소리는 명료한 방향을 가리킨다. 좀 더 나은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되고 침착함과 평화의 순간들을 만날 수 있는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 직관을 이롭게 상호작용하여 살아갈 수 있다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참고자료

 

Park Sun-hee, (1997), An Empirical Study of the Physical Changes Exhibited in Korean Shamans during Spirit-possession, Korean Journal Vol.37. No.1 페니 피어스, (2010), 감응력, 김우종역, 정신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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