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포스트 메뉴

하얀 눈 밟고 건 오남저수지 둘레길의 풍경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호수공원을 걷다

하얀 눈에 쌓인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저수지 둘레길을 걸었다. 지난해 정년퇴직을 하고 난 후,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있는 곳이 좋았다.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갖기 위함일까. 첫 번째로 경기도 포천시 소흘면에 있는 고모리저수지 둘레길을, 정월 초하루인 오늘은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저수지(오남호수공원)를 찾았다.

 

어제 오후 남양주시 오남저수지를 향했다. 도착하니 저녁 7시 30분경이었다. 거처를 마련하고 하룻밤을 잔 후, 아침 호숫가에 설치된 데크를 따라 오남저수지 둘레길을 향했다. 꽁꽁 언 얼음 위에 눈이 군데군데 쌓여,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양평 광주 서울지사가 관할인 이곳 저수지 곳곳에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고, 인명구조함에는 구명장비가 보관돼 있었다.

 

물론 위급시 119신고 및 구명조끼 착용법, 심폐소생술 등을 적시한 안내판도 보였다. 전망대 주변에는 해충기 피제분사기, 흙먼지털이 에어건 등도 구비됐다.

 

공원인 '달의 정원'에서 저수지를 배경으로 휴대폰 셀카로 셔터를 눌렀다.  이곳저곳 멋진 풍경들을 보면서 사진을 연신 촬영했다. 

 

천연재로로 음식을 직접 조리한 '집밥'으로 유명한 음식점 '다송'과  함께 100% 유기농 밀로 만든 빵과 최고급 발효 버터, 자연재료를 사용한 '카페 브레드 포레'가 나왔다. 아침 일찍이라 영업을 하지 않았지만, 오남리에서 상당 유명한 업소였다. 산책로 둘레길은 3.27km였고 전망대와 야외무대, 휴게공간과 운동시설, 군데군데 화장실이 있었다. 

 

오남저수지(오남호수공원)는 2012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다산 정약용 유적지, 봉선사와 주변 광릉숲. 북한강 자전거길, 천마산 일출, 축령산자연휴양림, 수락산-불암산, 미음나루-삼패한강공원(조말생 신도비) 등과 함께 남양주 8경(八景)으로 선정돼 있다. 

 

특히 호숫가에 마련된 '시(詩)정원'에는 이곳 출신 시인과 화가들의 시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특히 전홍구 시인(수필가)의 '노숙자'라는 시가 눈길을 끌었다.

 

노숙자

 

절간인 양 가부좌하고 있는

지하도 돌계단 밑에 웅크린 부처

 

던져진 몇 닢 동전에는

두 눈 내리깔고

 

지전은 널리지 않으려

슬며시 팔 내미는 부처

 

계단 오르는 짧은 치마를

VIP 고객으로 모시는 그.

 

전시된 시회전을 관람하면서 거처로 발길을 옮기는데, 최명오 시인의 '시작과 끝'이라는 시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시 대목 중 '버릴 수도 담을 수도 없었던 기억들이 지치고 힘이 들었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 때가 시작이었다'라는 문장을 보면서 34년 간의 재직중인 그때나 퇴직을 한 지금이나 시작이면서 끝이었고, 끝이면서 새로운 시작이었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쳤다.

  

배너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