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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불과의 만남 20- 안정사 마애불

아파트 단지내 가장 작고 귀여운 민불신앙의 마애동자불

 

(시사1 = 김재필 기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단지내에서 볼 수 있는 마애불(서울시 성동구 향토유적 제 2호)이 있다.

 

서울 왕십리 KCC스위첸 아파트내에 조성된 아담한 공원엔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이 있는데

그 바위에 작은 감실을 파고 그 안에 아기동자를 새긴 마애불이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상왕십리에서 하차하여 KCC 스위첸 아파트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인 아파트 앞에서 내려 경비실( 마애불 볼러 왔다 하면 통과 시켜준다)을 통과해 101동 왼쪽으로 돌아 올라 가면 공원이 나온다. 이 공원은 마애불을 보존키 위해 아파트이 마련 했나 보다.

 

이 곳은 원래 안정사라는 절이 있었던 자리였다.

안정사는 신라 흥덕왕 2년(827년)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고찰로써 조선시대 무학대사(1327∼1405)가 이 사찰을 중건하고 7일간 기도하다가 관세음보살의 화신을 접하고 경복궁 터를 정했다는 전설과 함께 어느 날 꿈에 앞마당을 발로 디뎠더니, 그곳에서 푸른 연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눈을 뜬 무학대사는 ‘푸를 청(靑)’에 연꽃 ‘연(蓮)’자를 써서 안정사를 ‘청련사’로 개명을 했다 하는 사찰 개명의 전설이 전해진다.

 

무학대사가 정한 한양의 네 비보사찰은 동쪽의 청련사, 서쪽의 백련사, 남쪽의 삼막사, 북쪽의 승가사이다. 이 가운데 청련사를 제외한 나머지 세 절은 지금도 그 자리에 남아 있다.

 

허나 안정사는 오랫동안 조계종과 태고종의 소유권 다툼과 무관심으로 건축업자에게 매각 되어 그 터엔 아파트가 들어 섰다.

그 후 안정사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개명산에 신축하여 청련사 라는 이름으로 개산하였다.

 

마애불(마애여래좌상)은 아파트를 건설하려고 사찰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2009년 12월 18일 대웅전 바로 뒤에 있는 암벽에서 발견됐다.

 

다소 투박하게 조각된 이 작은 마애불은 가로 약 1미터 세로 약 40센티, 깊이 30센티 정도의 크기로 1943년 대웅전이 지어진 후 66년간 대웅전 지붕에 가려져 있어 보존상태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발견 당시 이 마애불을 본 이태호 교수(명지대 미술사학)는 “조선말기 불교와 민간신앙이 결합되어 나타난 전형적인 마애불 양식”이라며 “그 옆에 새겨진 명문인 ‘나무산왕대신지위(南無山王大神之位)’로 볼 때, 산신각을 대체한 산신신앙의 대상으로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서울에 있는 조선시대의 마애불들이 왕족이나 귀족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 곳 마애동자불은 민간신앙과 불교가 결합된 전형적인 민불형식으로 조선말기와 일제 시대를 거치며 힘들게 살아온 기복과 애환을 어루만져 주는 서민들의 지주가 아니었나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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