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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불과 만남 15 -파주 동파리 마애사면석불(磨崖四面石佛)

DMZ내 있는 유일한 사면불(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6호)

 

(시사1 = 김재필 기자) “당시 부대 뒷산인 일월봉 진지 위에 큰 돌이 불완전하게 서 있었어요. 그때 나는 아래로 돌이 굴러 내려질까 봐 병사들과 함께 돌을 밑으로 떨어뜨릴려고 힘껏 밀어봤어요.

헌데 꿈쩍도 안 했어요 할 수 없이 그냥 놔 두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 돌이 마애사면불(磨崖四面佛·)이었어요. 장정들이 몇 번이나 힘껏 밀었는데도 떨어지지 않은 걸 보면 다 부처님의 뜻이었겠죠.”

 

위의 말은 1981년에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민간인 통제구역(DMZ)에 있는 한 부대에 복무 중인 임OO 원사가 병사들과 지뢰 탐사 중에 처음 사면불(당시엔 사면불인 줄 몰랐을 것이다)을 발견한 당시의 일화를 말한 내용이다.

 

그 때 그 돌이 밑으로 굴렀다면 우린 귀한 문화재 한기를 잃었을 터이지만 임원사의 말대로 부처님의 뜻으로 굴러떨어지지 않았으니 큰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그 후 1995년 8월7일 군사보호구역 문화재학술조사팀에 의해 사면불은 재발견 되어 경기유형문화재 제 156호로 지정됐다.

 

모든 공간에 부처가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 사방불은 1세기경 대승불교가 발생하면서 한 시대에 한 명의 부처만 존재한다는 기존 개념이 동서남북 사방은 물론 6방, 8방에도 존재하고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에도 부처가 존재한다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망라하여 모든 세계에 존재하는 부처들을 시방삼세제불 이라고 하여 발전하였다. 또한 동남서북으로 돌아가면서 동(아촉불) 남(보생불) 서(무량수불) 북(불공성취불)이 차례로 배열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마애사면불(사방불)은 충남 예산군 화전리 사면석불(보물 제 794호)을 비롯하여, 경북 문경군 사불산 사방불(경북 유형문화재 제 403호), 경북 영주시 신암리 사면석불 (실은 3면이다.보물 제680호), 신안사 사방불, 경북 경주시 굴불사지 사면석불(보물 제 121호), 남산 칠불암 마애삼존불과 사면석불(국보 제 312호), 파주 동파리 사면석불(경기도 유형문화재 제 156호)등이 있다.

 

파주 동파리 마애사면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사면불로 DMZ 군부대안에 있어 관할관청인 파주시청에 문의하니 군부대의 출입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알려 준다. 나는 파주시청과 군부대에 답사목적을 기재하여 공문을 발송했다.

 

양쪽에서 답사 승인을 받고, 답사 일에 전화로 안내받은 군부대를 방문하니 정훈장교가 나와 부대차로 병영내에 있는 사면불이 위치한 곳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마애사면불은 보호각 속에 있으며, 1.95m의 화강암에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네 면을 다듬어 각각 한 구씩의 불상을 얕은 선각으로 조성 된 4면의 사방불(四方佛)은 모두 몸 뒤에 광배(光背 ;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성스러운 빛을 형상화한 것)를 갖추었고 연꽃이 새겨진 대좌(臺座 : 불교존상을 봉안하여 올려 놓는 받침대) 위에 결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다.

 

동쪽 면의 마애불은 1.11m의 크기로 왼손은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하여 다리 위에 올려놓고 오른손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서 땅을 가리키고 있는 촉지인을 한 아촉여래상이다.

 

남쪽 면의 마애불은 0.99m의 크기로 오른손을 내려 손가락을 펴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등장하는 예로서 밀교 도상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가 있는 보생여래상이다.

 

서쪽 면의 마애불은 0.9m의 크기로 두 손을 맞대어 배꼽 위에다 대고 있는 선정인(禪定印)의 아미타여래상이다,

 

북쪽 면의 마애석불은 1.26m로 4면중에서 가장 큰 크기로 두 손을 안쪽으로 모아 불공을 드리는 불공성취여래상이다.

 

모든 공간에 부처가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 사방불은 1세기경 대승불교가 발생하면서 한 시대에 한 명의 부처만 존재한다는 기존 개념이 동서남북 사방은 물론 6방, 8방에도 존재하고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에도 부처가 존재한다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망라하여 모든 세계에 존재하는 부처들을 시방삼세제불 이라고 하여 발전하였다. 또한 동남서북으로 돌아가면서 동(아촉불) 남(보생불) 서(무량수불) 북(불공성취불)이 차례로 배열되어 있다고 한다

 

동파리 마애사면불은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사방불과는 달리 고려시대 라마교가 유입되기전 밀교의 금강계 5불에 의거하여 지역적인 위치 및 불상의 양식으로 볼 때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초기에 경기도로 유입되는 새로운 불교 문화의 관문과 북방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목에 해당하는 주요 지역에 조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파주지역은 임진강과 한강을 끼고 있어 삼국시대부터 지리적, 군사적 요충지로서 역할을 해왔으며 통일신라,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경기도로 유입되는 새로운 불교문화의 관문과 북방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목에 해당하는 주요 지역이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6.25전쟁시에 접경지역을 두고 북한과 치열한 전투가 치러졌던 격전지로써

이 곳의 사면불은 임진각과 국도 1호 사이를 내려다보며 우리 민족의 질곡된 역사를 보아오면서 자신도 스스로 풍화에 소진되고 있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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