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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14-2] 도연명(陶淵明) ‘도화원기 본문(桃花源記 本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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嬴氏亂天紀 賢者避其世(영씨난천기 현자피기세) / 黃綺之商山 伊人亦云逝(황기지상산 이인역운서)

 

往迹浸復湮 來逕遂蕪廢(왕적침복인 내경수무폐) / 相命​肆農耕 日入從所憩(상명사농경 일입종소게)

 

桑竹垂餘蔭 菽稷隨時藝(상죽수여음 숙직수시예) / ​春蠶收長絲 秋熟靡王稅(춘잠수장사 추숙미왕세)

 

荒路​曖交通 鷄犬互鳴吠(황로애교통 계견호명폐) / 俎豆猶古法 衣裳無新製(조두유고법 의상무신제)

 

童孺縱行歌 斑白歡游詣(동유종행가 반백환유예) / 草榮識節和 木衰知風厲(초영식절화 목쇠지풍려)

 

雖無紀歷志 四時自成歲(수무기력지 사시자성세) / 怡然有餘樂 于何勞智慧(이연유여락 우하노지혜)

 

奇蹤隱五百 一朝敞神界(기종은오백 일조창신계) / 淳薄旣異源 旋復還幽蔽(순박기이원 선부환유폐)

 

借問游方士 焉測塵囂外(차문유방사 언축진효외) / 願言躡輕風 高擧尋吾契(원언섭경풍 고거심오계)

-도연명(陶淵明), 시 ‘도화원기 본문(桃花源記 本文)’

 

전 칼럼에서 ‘도연명(陶淵明)’ 시인의 ‘도화원기(桃花源記)’ 서문을 다뤘다. 이에 이번 편에서는 본문을 다뤄보고자 한다. 도화원기의 본문 역시 서문과 마찬가지로 관직사회의 이면을 다루고 있다. 본문에서는 서문보다 그 이면이 더욱 적나라하게 설명된다. 본문 첫 문단인 “영씨난천기 현자피기세, 황기지상산 이인역운서”가 이를 방증한다. 이는 진나라 황제 영의 권력남용으로 나라의 질서가 엉망이 됐음을 다뤘다. 그뿐인가. 이러한 권력남용은 현명한 인재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도 시인은 설명했다. 그 권력남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죽음을 피한 인재들은 산 속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권력남용을 한탄하는 내용은 첫 문단에서만 등장하지 않는다. 도 시인은 마지막 부분에서도 “기종은오백 일조창신계, 순박기이원 선부환유폐”라고 당시 진나라 상황에 따른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는 ‘흔적 없이 사라진 신비의 세계가 500년만에 다시 등장했으나 야박한 속세와 맞지 않아 다시 사라졌다’는 의미다. 필자는 도화원기 본문을 이렇게 봤다. 국가의 횡포로 인해 도 시인을 비롯한 다수의 백성이 속세를 회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상당했다고. 이러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 정치사와도 연관이 깊다. 최근 정치 관련 기사들을 보면 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을 종종 볼 수 있다. 많은 야당 정치인은 정부를 비판할 때 과거 멸망했던 나라의 행보를 예로 드는 경우가 많지 않나. 국가를 운영하는 집권당을 향해 경각심을 가지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전 칼럼인 ‘도화원기 서문’편에서 “우리는 과거와 달리, 이상향을 현실에서도 재현할 힘이 있다”며 “당신은 지금 그 무한한 힘을 느끼고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지금도 그 주장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과거 멸망했던 나라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지녀야 할까. 다양한 실천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중 가장 간단한 것은 ‘우리 스스로 정치 및 사회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함’이 아닐까 싶다. 우리 스스로 우리가 처한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감시를 할 수 있다면, 읽는 내내 씁쓸한 마음이 들었던 도 시인의 도화원기를 보다 유하게 읽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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